지리산에 뿌려진 그녀들의 이야기



한참 바쁜 11월에 모든 것을 뒤로하고 지리산으로 떠났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덕분에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고 뜨뜻한 구들장에서 쉬고 수다떨고 지리산의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야말로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넉넉한 지리산은 우리의 온갖 번뇌와 잡생각들 까지 포옹해 주었고 지리산의 품에 안겨 우리는 아무걱정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첫날은 아무 대책 없이 노고단에 올랐습니다. 부산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눈을 만나 산에는 오르지 못하고 아이들처럼 마냥 신나서 눈싸움을 했습니다. 짐짓 모른 체 지나가던 사람들이 함께 가세해 그야말로 온동네 눈싸움이 되어 즐겁게 놀았습니다. 한참 눈싸움 하고 허기진 배는 정말 신선이 된 것 마냥 백숙을 시켜놓고 세월아 네월아 막걸리 한잔 하면서 살아온 삶들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었네요. 저녁에는 정령치 입구에서 별을 보기도 하고 밤바람 맞으며 동네를 쏘다녔습니다.



둘째날은 동네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지리산에 살고 있는 좋아하는 남정네들을 다 만났네요.

그동안 변화된 동네 이야기도 듣고 각자의 고민들과 삶의 이야기를 들으며 술한잔 기울이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들 지리산이 주는 넉넉함에 참 편안한 얼굴들이었습니다.  저녁시간에는 동네 분들이 하는 후원주점에 참가하여 끝없는 수다와 동네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김장용 절임배추도 얻어와 덕분에 김장을 해결했네요.



돌아오는 날은 지리산은 품은 절 실상사의 작은 암자 약수암에 올랐습니다. 참 대책 없는 사람들이라 그냥 걷고 걷고 또 걷다가 결국은 찾지 못하고 부산으로 향했네요. 우리네 삶도 그런 것 같아요. 뭐든 계획대로 되는 일은 없나봐요. 

2박 3일간 많은 수다와 각자의 침묵의 시간과 또 즐거운 추억으로 또 함께 살아갈 계획을 세웠습니다. 새털같이 많은 날, 새털같이 많은 고민 속에서 우리를 꺼내주고 잠시 딴 생각을 하고 서로의 삶을 성찰할 수 있게 해준 부산시민센터 고맙습니다.

이런 일 계속 계속 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주시길~~~